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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 경매 사이트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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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 경매 사이트의 위험성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10원 경매 사이트들이 요즘 들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10원 경매란 말 그대로 입찰을 할 때마다 물건값이 10원씩 올라가서 마지막으로 최고가에 입찰한 사람이 낙찰되는 방식인데요.

당연히 공짜로 입찰은 불가능하고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콩 또는 칩 등의 사이버 머니를 구매해야 입찰할 수 있습니다. 콩이나 칩의 가격은 개당 500원~1000원 정도이며(사이트마다 다름) 경매에 입찰할 때마다 하나씩 소모됩니다.
 

고가의 제품을 말도 안되는 싼 가격에 살 수도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많은 사람들은 끌어들이고 있는데요.   

낙찰 받은 사람은 입찰에 사용한 칩 가격을 포함해서 원래 상품 가격의 반 값도 안되는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지만 낙찰 받지 못한 사람은 투자한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됩니다. 그래서 일부 인기상품의 경우 여러명의 입찰자들이 죽기살기로 몇 시간씩 무한 레이스를 펼치기도 하죠.

더군다나 새로운 입찰자가 참여할 경우 경매시간이 10초~15초씩 늘어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피말리는 싸움이 전개됩니다. 

10원 경매 사이트들은 이러한 입찰자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앉아서 떼돈을 벌고 있습니다.


한 10원 경매 사이트에서 캡쳐한 화면입니다. 11만원짜리 후지쯔 파인픽스 카메라가 단돈 7790원에 낙찰되었는데요.

과연 이 사이트는 물건값과 낙찰가의 차이인 102210원을 손해보았을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10원 경매의 특성상 0원에서 시작한 입찰가가 10원씩 올라가게 되고 7790원에 낙찰되었다는 것은 총 779번의 입찰이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칩 가격이 개당 500원이므로 계산해보면 779x500 + 7790 =  397290원에 물건을 구입한 셈이 됩니다.

10원 경매 사이트에서는 11만원짜리 디카를 39만 7290원에 팔았으니 무려 네배 가까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죠.

물론 일부 상품의 경우 상품가격에도 못미치는 낙찰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입찰자로서는 일단 낙찰만 받으면 대박이기 때문에 낙찰을 받기 위해 여러 경매 상품을 기웃거리며 끊임없이 칩을 소모하게 됩니다. 물론 낙찰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못 받으면 본전생각에 계속해서 결제를 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되죠.

그래서 10원 경매 사이트들은 일부 상품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입찰자를 늘리기 위해 추천인 제도 등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시간대와 상품을 잘 고르면 경쟁없이 낙찰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데 10원 경매를 한번이라도 해봤다면 경쟁 없이 낙찰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인기 상품의 경우 낙찰 받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으로 로또 복권 당첨되는 것만큼 어렵기 때문에 잘못 건드렸다간 돈은 돈대로 쓰고 본전생각에 계속해서 지르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마디로 10원 경매 사이트는 '도박' 과 다를바가 없다고 봅니다. 적어도 중독성만큼은 도박이죠. 또한 로또와 마찬가지로 1등에게 무한 몰아주기 방식입니다. 그래도 로또는 한 사람당 최대 10만원 구입제한이 있는데다가 수익금으로는 공익사업을 한다는 명분이라도 있죠. 이런 10원 경매 사이트는 제한도 없습니다. 공익사업도 하지도 않고요.

아래 10원 경매 사이트 캡쳐화면을 보면 10000원 이상 충전하면 보너스를 준다고 선전하고 있고 최대 20만원까지 충전이 가능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몇번을 충전하든 충전횟수에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백만원을 충전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죠. 실제로 네이버 지식인을 뒤져보니 이런 10원 경매 사이트에서 몇백만원을 썼다는 글도 보이더군요.
 
현재 10원 경매 사이트는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 방식' 이라느니 '새로운 소셜 커머스 산업' 등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하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지금도 선량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10원 경매' 로 검색하면 위와 같이 스폰서 링크들이 줄줄이 뜹니다. 그만큼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수 많은 사이트들이 경쟁을 하면서도 망하지 않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이런 경매 사이트에 돈을 지불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사행성을 조장하는 10원 경매 사이트들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정부에서 더 큰 사회문제로 발전하기 전에 10원 경매 사이트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한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10원 경매 사이트에 낚여 혹하는 마음에 입찰 레이스에 뛰어들지 말고 사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속편하게 인터넷으로 최저가를 검색하여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방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엉뚱한 사이트 배불리지 말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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